안녕하세요 :)
제주 관음사는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갔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겨울에는 관음사 언덕길을 올라가려고 시도하다가 차가 미끄러져 올라가지 못했던...그런 기록입니다.
관음사에서는 템플스테이를 진행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살펴보세요.
불자이신 분들은 관음사를 절로 먼저 알아보시겠지만,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한라산을 오르는 등산로 중 하나로 먼저 인식하실 것 같습니다. 저는 성판악 탐방로로 2번 한라산 백록담을 다녀왔지만, 관음사 탐방로로는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어요. 시간은 더 짧게 걸리지만 등산 난이도가 조금 올라간다더군요. 뭐 백록담까지 무한의 계단이 펼쳐지는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관음사에는 슬픈 역사도 있는데요, 4.3 사태일때 무장군들을 숨겨주었었고, 정부 토벌대와의 대치 속에서 관음사가 모두 불탄 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 역사때문인지 화창한 날씨에도 화사한 느낌보다, 차분하고 경건한 느낌이 들었던 사찰로 기억하고 있답니다.
피안화가 여기저기 많이 심어져있었어요. 피안화의 꽃말은 '슬픈 추억', '열정', '독립', '상봉' 등이 있다고 합니다. 4.3 사태의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심으셨던 걸까요? 혹은 부처님과의 만남을 기약하는 의미에서 심으신 걸까요. 그 의미가 궁금해집니다.
각 절마다 분위기는 확실히 다르지만, 제주 관음사는 확실히 풍토적인 면모도 잘 보여주고 경건함이 느껴지는 절이었던 것 같다. 제주도 내에도 본래 사찰이 많았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재건되거나 남은 사찰은 몇 없다고 한다. 지금부터라도 잘 보존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겨울의 관음사 방문기
위에서 말했던 것 처럼, 한 겨울인 1월에도 제주도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때에도 관음사를 찾아가기 위해 차를 몰고 관음사로 향했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변덕스런 제주의 날씨는 엄청난 폭설을 불렀고, 차를 중간에 세울 수 없는 상황이 될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다. 여기 저기 렌트카들이 가드레일을 처박고, 미끄러지며 서로 부딪히는 광경들이 펼쳐졌다.
우리는 아주 천천히 언덕을 올라보려 시도했지만, 관음사로 올라가는 아주 초입의 입구조차 올라가지 못했다. 렌트카에는 모두 스노우 체인이 동봉되어 있었지만 당시에는 알지도, 떠올리지도 못했다. 유턴해서 숙소로 돌아가려는 길, 교통경찰이 차를 막아세우고는 '이 앞은 체인을 설치하지 않은 차량은 지나갈 수 없습니다.' 라고 안내했다.
차를 다시 돌려 그제서야 트렁크를 확인해보았고, 얇은 면 장갑 하나와 스노우 체인이 들어있었다. 이전까지는 체인을 끼워본 적 도 없었기에 폭설을 맞으며 메뉴얼을 보고 얼추 끼워넣은채로 달리기 시작했다. 체인을 끼워넣어 더 이상 미끄러지지는 않겠지 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어딘가 잘 못끼웠는지, 본래 고무가 그런 것인지 덜컹덜컹 거리며 살짝 타는 냄새도 났던 것 같다. 당시 한국에선 그렇게 운전을 해 본 적이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대처했던 것들에 대해 팁을 드리고자 한다.. 도로를 달리는데 내 앞에 가던 차, 옆 차로로 오던 차가 모조리 미끄러지는 것을 보면서도 패닉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다.
- 렌트카에는 스노우 체인이 있다. 또한 혹시라도 겨울철에 렌트를 하는 경우엔 차량이 스노우 타이어를 장착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방법. (스노우 타이어라고 안미끄러지는게 아니라 덜 미끄러진다)
- 내리막에서 브레이크를 콱 밟는 건 위험하다. 살살 밟으면서 타력주행을 하되 미끄러진다 싶으면 비상등을 켜고 바로 사이드를 올리자(주차 브레이크)
- 왠만하면 스노우 스프레이를 구비해 다니자..
이상 많은 경험이 된 관음사에 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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