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포항에 1박 여행 중 발견한 물회집 수양회식당에 대한 기록입니다.
포항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어떤 음식을 먹을지 동행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저는 바다가 가까우니만큼 해산물을 먹고 싶다는 의견이었고, 동행은 아무거나 괜찮다 모드였지만 관광지에서 회를 먹는 것은 가격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었답니다. 그래서 물회라는 절충안을 찾게 되었죠. 물회는 뱃사람들이 일하는 도중에 빠르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만든 음식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고급음식은 아니지만, 한 끼로 별미체험을 할 수 있겠다' 정도의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죠.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영일대해수욕장이라는 지역에 있다 보니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부르는 대로 가격'이 만연했어요. 물회가격이 2만 원 3만 원 하는 곳도 있었으니까요. 인터넷 검색을 계속하던 도중 다이닝코드 어플에서 '수향회식당'이란 곳을 발견했어요. 시장 한가운데에 있었지만 매장 외부 모습이 딱 제 스타일이었죠. 시장 안에 있는 매장인가 보다 생각하고 발걸음을 옮겼답니다.
숙소에서는 1.8km정도의 거리였지만 해변과 부두를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어요. 다소 아쉬웠던 점은 바로 옆에 자전거도로가 있는데, 조명도 없고 경계석도 없어서 자전거들이 휭휭 옆을 지나가 다소 무서웠답니다.
지도에서 보이는 죽도시장은 다양한 해산물을 파는 꽤 큰 수산시장입니다. 시장이 큰 만큼 식당까지 가는데도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호 객 행 위'
호객행위를 잘 거절하지 못하시고 미안해하시는 분들, 불편해하시는 분들은 식당까지 가는 길이 많이 힘드실 거예요.
코로나도 손님이 많이 줄었음에도 열심히 장사하시려는 마음은 알지만, 용산만큼 불쾌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답니다.
이 고난을 이겨내면 맛있는 물회를 드실 수 있어요!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미디어에서 접하는 물회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죠? 식당을 방문했던 저와 제 동행도 지금 사진을 보신 여러분들과 아주 똑같은 반응이었답니다. :)
'이게 물회라고?'
'물이 전혀 없잖아??'
하지만 사장님께서 다가오셔서 이 식당은 물이 없는 물회라고 설명해 주셨어요. 아무렴 어떠랴, 식재료도 신선해 보이고 밑반찬도 훌륭했기에 믿고 먹기로 했답니다.
한 입을 먹는 순간 황홀경이 펼쳐졌는데요. '아니 노동자의 음식이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 거야?'라는 생각과 함께 입안에 퍼지는 고소함... 깨와 양념장과 김이 정말 환상적으로 잘 어우러져요.
물이 있는 물회처럼 먹고 싶으면 물을 조금 넣어 먹으라고 하셔서, 조금 넣어 먹어봤지요.
여기서는 절대 물을 넣어먹지 마세요.. 맛 버려요.. 그대로 나온 게 제일 맛이 좋았어요.
가격은 13,000원에서 15,000원으로 오른 것 같습니다.
참기름맛이 강한게 싫으신 분은 주문과 동시에
참기름은 빼고 달라고 하셔요!
너무나 행복한 식사를 한 뒤 명함을 가져왔답니다.
가게를 나오면서 사장님과 또 대화를 나누었는데요.
예전에는 손님들이 몸 상하시니 적당히 하고 장사 그만하라고 그랬었는데,
요즘 다시 오시더니 기운 닿는 데까지 오래오래 하시라고 그러셨대요 ㅎㅎㅎ
제가 단골손님이어도 그럴 것 같아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사장님!
포항에 가면 또다시 가고 싶은 수향회식당 기록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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