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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문득] 올바른 행실을 하며 살아야하는 이유(카투사 훈련소)

by 웃기 202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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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의정부시에 반환된 미군 캠프 중 한 곳은

카투사 훈련병들의 훈련소로 사용되는 곳이었다.

 

일반 육군장병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PT와 영어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고,

특히 PT 같은 경우 새벽 4시 반에 시작해서 6시 정도에 마치는데.

 

나는 겨울군번이었기 때문에 폐에 공기가 차는 느낌으로 달리기를 하곤 했다.

 

누구나 살아온 삶이 다르기 때문에 잘하는 것이 다르고, 못하는 것이 다르다.

나의 경우는 운동과 거리를 두고 살았기 때문에

push-up sit-up 2 miles run에서 모두 커트라인에 아슬아슬한 실력이었고.

 

자대배치 전 최종 PT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유급되어

다음 기수(다음월)의 수발(?)을 들다가 다시 테스트를 보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큰 나이였고, 경험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유급이란 내 인생에 있어서는 절대 안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최종 체력테스트날이 밝았고, 비장한 표정으로 테스트에 임했다.

(유급 한 번 해보면 어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이미지출처 : 쿠키뉴스

 

2 miles run을 연습할 때부터 교관들이 귀에 박히게 하던 말들은

캠프 앞을 지나가는 1호선을 쳐다보며, 저 지하철 타고 싶지 않냐는 것이었다.

(어차피 지방으로 배치받으면 못 타는데.. 그땐 왜 그렇게 자극이 됐었는지)

훈련생들은 모두 새벽 지하철을 보며 달리기를 시작했고

 

나도 등번호 17번이 쓰인 조끼를 입고 밤공기를 맞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위에서 말했던 것과 같이 간당간당이었기 때문에, 

내 속도는 전혀 빠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터질듯한 심장을 부여잡고 겨우겨우 종점에 다다랐다.

종점을 통과하고 숨을 고르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툭'치며 말을 걸었다.

 

그쪽 등번호만 보면서 오니까
안 쉬고 계속 뛸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얼굴정도만 알고 있지 이름도 모르는 동기였다.

당시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순간순간을 돌이켜 보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을 것 같았던 내 삶에도

나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고,

나의 행동을 보고 따라오는 사람이 있었고,

뒤에서 호평을 하던, 혹평을 하던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내가 누군가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또는 상처)

내가 하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오랫동안 남아있었을 수도 있겠다.

라며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내가 보는 세상속사람들은,

아주 반짝반짝거리는 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인생이 한 번뿐인 것에 감사하지 않을뿐더러

누군가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은 없이,

마구잡이로 살아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예를 들면,

자기만을 생각하는 행위들인데..

난폭운전을 하는 행위.

담배를 피우며 가래침을 바닥에 아무렇지 않게 뱉는 행위.

술에 잔뜩 취해 기물을 파손하고 시비 걸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

인스타그램 릴스에 중독돼서 앞에 무언가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핸드폰만 쳐다보는 행위.

누가 들어도 불쾌한 소리로 또는 큰 목소리를 내며 전화 통화하거나 길거리에서 싸우는 행위.

남들에게 사기를 치는 행위.

더러운 말들로 낄낄대며 남을 농락하는 행위.

자신을 높이기 위해 남을 깎아내리는 행위.

 

누군가 시간과 돈을 할애하여 나를 촬영하여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없다면

소중한 시간과 한 번뿐인 인생이 하수도에 버려지는 오물과 같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 버릴 것이라 생각한다.

 

타인의 눈치를 보면서 하고 싶은 일을 못하고, 미루고 살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가 죽는 날까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르겠지.

그러나 적어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흔적을 남기는 것은 어떨까

 

적어도 그 동기가 한 한 마디는 내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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